밀교란 무엇인가? 2 (달라이라마) - 어떤 이가 금강승을 수행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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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란 무엇인가? 2 (달라이라마) - 어떤 이가 금강승을 수행할 수 있는가?

사임당|11.02.23|15댓글 0가가

밀교란 무엇인가? 2 (달라이라마) - 어떤 이가 금강승을 수행할 수 있는가?

(1) 무엇보다 자비심이 풍부하여야

정녕 밀교 수행인 금강승(金剛乘)에 입문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현교의 수행차제를 두루 섭렵하여 근기가 성숙된 이라야 한다. 오직 불과(佛果)를 증득하고 싶다는 의욕을 앞세우거나, 자신을 다른 사람보다 수승하다고 자만하여 밀교 수행에 접근하여서는 안 된다.

반드시 선지식의 지도하에 먼저 하근기와 중근기의 공통적인 수행을 두루 섭렵하고, 다시 윤회가 고통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깊이 통감하여 윤회와 고통의 세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염리심(厭離心)부터 내어야 한다.

또한 자비심을 닦아 고통받는 다른 이들을 구해야겠다는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행복을 얻고자 하나 행복을 얻지 못하고, 고통을 여의고자 하나 오히려 고통을 당하는 중생들에 대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애민히 여겨 광대한 자비심을 일으켜야 한다.

그리하여 반드시 '일체 중생을 고통과 고통의 원인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서원을 굳게 세워야 한다.

실로 여러 생 동안 익힌 성품으로 인해 어떤 사람들은 천부적으로 선량한 마음을 구족하고 있다. 그들은 죽어 가는 개미를 보거나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보면 너무도 안타까워하고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킨다.

이와 같이 극도로 강렬하게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비로소 금강승(金剛乘)에 입문하고 수행하여 속히 부처의 지위에 오를 수 있고,

수많은 중생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금강승의 법은 모든 사람이 다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생 동안 선업을 닦아 어려서부터 강렬하게 남에게 이로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과 선근을 구족한 사람만이 그 자격이 있다 하겠다. 물론 이러한 수행자도 반드시 선지식을 찾아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오랜 세월 동안 수행하여 갖추게 된 선한 마음의 기초 위에 스승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점차로 부처의 지위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밀교 수행자는 일상생활에서 항상 견고하고 강한 의지를 갖추어야 하며,

언제 어디서라도 남을 이롭게 하는 행위를 잠시도 잊지 않아야 한다.

마치 부처님께서 하신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중생을 이롭게 하는 자비행을 널리 실천할 수 있는 수행자라야 비로소 밀교의 금강승 수행을 하기에 적합하고,이 수행을 통하여 속히 부처의 지위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2) 마음을 한 단계 승화시킬 때

만약 여러분들이 일시적인 배부름이나 현실생활의 만족을 구하고, 짧은 현생의 목표를 성취하고, 현재의 병고를 벗어나고, 재물이나 명예나 이익을 구하고자 한다면, 다른 수단으로도 이러한 목표는 얼마든지 달성할 수가 있다. 사기를 친다든지, 중상모략을 한다든지, 진실로든 거짓으로든 얼마든지 그 목표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금강승을 수행하고자 한다면 현재의 마음가짐부터 바꾸어야 한다.

곧 세간의 범부들이 숭상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러한 행위들이 진실로 의미가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세속의 욕망에 뜻이 없고, 천만금이 생긴다 할지라도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자신과 타인이 함께 안심입명(安心立命)의 도를 구하는 마음을 발휘할 수가 있다.

참으로 지금의 우리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자신의 현재 상황을 개선하고자 마음을 한단계 더 승화시키는 일이다. 일찍이 많은 성현들이 이러한 목표를 위해 여러 가지 가르침을 펼쳤지만, 오직 부처님만이 다른 사람들을 자신보다도 더 사랑하여 '일체유정들을 모든 고통과 고통의 원인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하겠다'는 서원을 세웠고 실천하셨다.

물론 세상의 모든 종교가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여러 방법들을 가르치고는 있다.

그러나 현재의 마음을 조복받는 간편한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다.

또한 그들은 선을 행하고 타인을 돕는 방면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불교의 가르침처럼 광대한 비량(比量)과 성교량(聖敎量)을 통하여 구경의 지선(至善)으로 이끌어들이지는 않고 있다.

물론 내가 불교도라 하여 '불교만이 최고'라고 찬탄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편협된 시각을 떠나 진리에 입각하여 자세히 관찰한다면 다 불교가 최고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3) 근기에 맞는 법을 받아 수행하라

그리고 불교가 가장 수승하다고 하여 누구나 다 불교 신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가 다 최상의 가르침을 배우면 좋겠지만, 사람마다 근기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최상의 법을 수행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각자의 근기와 성향과 능력에 맞는 상응하는 법을 받아 수행해야 한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불교도가 되어 밀교 수행을 해야 한다거나 무상요가부(無上瑜伽部)의 밀법 수행을 해야 한다면, 또 누구나 다 무상요가부의 밀법 수행을 할 수 있다면, 지금강불(持金剛佛)께서 오로지 무상요가부의 밀교만 설하고 사대부파(四大部派)나 다른 방편법은 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무상요가부의 밀교 수행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 요가부(瑜伽部)의 밀교 수행을 성하신 것이요, 요가부 수행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하여 행부(行部)의 수행을 설하셨다. 또한 행부(行部)의 수행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사부(事部)의 수행조차도 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서는 밀교의 '밀'자조차 거론하지 않으셨다.

나아가 부처님께서는 현교의 경전 가운데 중관부(中觀部)의 반야경전을 많이 가르치셨지만,

반야경전을 수행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유식(唯識)의 경전을 설하셨다.

이 모두가 많은 수행자들을 섭수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다시 부처님께서는 연각승(緣覺乘)을 성하셨고, 후에 성문승(聲聞乘)을 성하여 널리 세상 사람들을 접인하고자 하셨다. 이러한 성문이나 연각승 가운데는 비구계. 비구니계. 사미계. 사미니계와 재가계가 포함되어 있다.

또 재가계에는 오계(五戒)를 비롯하여 사계(四戒). 삼계(三戒). 이계(二戒). 일계(一戒), 심지어는 귀의계(歸依戒)까지 설하고 있다. 이처럼 재가의 계를 다양하게 설하신 까닭은 대다수의 사람들로 하여금 근기에 따라 실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실로 부처님께서는 사람들의 근기를 고려하여 재가의 발심귀의계부터 무상요가부의 밀교 수행인 금강승의 수행차제에 이르기까지 두루 설하셨다. 따라서 그 교리의 광대함과 심오함은 물론이요, 확실히 사람의 마음을 바꾸어 구경의 지선(至善)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가장 많은 방편과 수행체계를 불교는 갖추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가장 수승한 밀교 수행을 하고자 한다면 금강승의 본뜻이 어디에 있는가부터 먼저 알아야 하며, 그것을 올바로 일러주기 위해 종카파 대사께서는 금강승 수행의 체계를 잘 풀이하여 설명하셨다. 대사는 18권의 전집을 펴내었는데 대부분은 밀교부의 생기차제(生起次第)와 원만차제(圓滿次第), 관정(灌頂) 을 주는 의식인 수관의규(授灌義規), 불공(不共)의 수행을 성취하는 방편 등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18권의 전집 가운데 『보리도차제광론』과 『밀종도차제광론』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밀종도차제광론』은 밀교의 4대 부파인 사부(事部). 행부(行部). 요가부(瑜伽部). 무상요가부(無上瑜伽部)의 근본 대의를 소개하기 위해서 저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