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금자! 해봤어?'..현대重, `왕회장` 연상광고
이데일리
입력 2007.06.01 13:51 수정 2007.06.01 18:42
정주영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담은 "이봐, 해봤어?"라는 제목의 책 표지
"채금자! 해봤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생전에 직원들에게 자주한 말이다. 특정 업무를 담당하는 책임자(정 회장의 발음으로는 '채금자')가 일을 해 보지도 않고, 머뭇거리거나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면 이렇게 다그쳤다. 말하자면 '정주영식 어법'인 셈이다.
'잘 나가는' 현대중공업(009540)이 최근 '해봤어?'라는 카피의 광고를 내놓자 화제가 되고 있다.
총 5개의 시리즈로 구성된 이 광고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는 지난 1972년 국내 최초로 그리스 리바노스사로부터 수주한 26만톤급 초대형 유조선의 설계도면을 붙여놓았다.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 미포만에 조선소가 세워지기 전에 정 회장의 '입심'으로 수주한 것이다.
정회장이 당시 울산에 세계에서 제일 큰 조선소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모두 "미쳤다"고 했지만, 정 회장은 "채금자! 해봤어?"로 몰아부치며 직원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정 회장은 또 리바노스사의 경영진을 찾아가 유조선 설계도면과 울산 미포만 부지 사진을 내밀며 배를 발주하겠다고 했으나, 상대방이 머뭇거리자, 주머니에서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보이며 '조선강국'임을 강조, 결국 첫 수주를 따냈다고 한다.
정 회장의 이런 도전정신을 기린 이 광고의 설계도면 밑에는 '백사장 사진과 설계도면만으로 조선업을 시작할 수없다!'와 함께 '해봤어?'를 붙여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오늘의 현대중공업이 탄생했다는 점을 강조해 놓았다.
▲현대중공업 광고 캡쳐
이 외에도 지난 2004년 10월, 세계 최초로 육상건조공법으로 만든 10만5000톤급 원유운반선 사진, 지난 1985년 수주한 높이 375미터, 강제무게 4만톤의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구조물 사진 등을 실어 '해봤어?'와 함께 내보내고 있다.
회사원 온모씨는 "광고 아이디어가 참신해 광고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높은 점수를 줬다.
현대중공업은 12년간 이어지는 노조의 무분규, 사상 최고의 주가, 하루에 한 대꼴로 이어지는 수주 등의 뉴스 속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적극적인 도전의식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다소 움츠려 있는 모습"이라며 "현대중공업에 흐르는, 정 명예회장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불굴의 정신을 기리고 알리기 위해 '해봤어?' 광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원조는 "채금자! 해봤어?" 가 아니고 "임자! 해봤어?" 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정주영회장에게 조선소 설립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입니다. 모두들 신생독립국가이며 혹독한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되고 수출이라고 해봤자 가발등 수공업이 대부분이던 시절 조선소 설립은 그야말로 과대망상일 뿐이었다. 이때 국무위원들이 반대하자 하신말씀이 "임자! 해봤어?" 였다
EmoticonEmoti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