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란 무엇인가?-숭산 스님과의 대화

자유란 무엇인가?-숭산 스님과의 대화  <늘푸른나무/영성과 종교/2010년 5월>자유란 무엇인가?-숭산 스님과의 대화어느 날 오후 한 젊은 제자가 캠브리지 선원에 차를 마시러 와서 승산선사에게 물었다.“자유가 무엇입니까?”선사가 말했다.“자유는 장애물이 없는 것을 뜻한다. 그대의 부모가 그대에게 어떤 일을 하라고 말했는데 그대는 자신이 자유인이라고 생각하고서 그 말을 듣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된 자유가 아니다. 참된 자유는 생각으로부터의 자유, 모든 집착으로부터의 자유, 나아가 삶과 죽음으로의 자유다. 삶을 원하면 나는 삶을 갖고, 죽음을 원하면 나는 죽음을 갖는다.”그 제자가 물었다.“그러면 당신은 지금 당장 죽기를 원한다면 죽을 수 있습니까?”선사가 물었다.“죽음이란 무엇인가?”“모르겠습니다.”“그대가 죽음을 만들면 죽음이 있는 것이고, 삶을 만들면 삶이 있는 것이다. 생각에 집착하는 것이 바로 장애물이다. 그대의 부모가 “셔츠가 더러워졌으니 갈아입어라!" 라고 말한다고 하자. 그런데 만일 그대가 "싫어요, 갈아 입지 않겠어요. 나는 자유에요!"라고 한다면 그대는 그대의 더러운 셔츠에 집착하는 것이고 자신의 자유에 집착하는 것이다. 그때 그대는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그대가 이미 자유롭다면 더러움도 좋고 깨끗함도 좋다. 그것은 상관이 없다. 셔츠를 갈아 입지 않는 것도 좋고 셔츠를 갈아 입는 것도 좋다. 부모가 나에게 셔츠를 갈아입기 원한다면, 그러면 나는 갈아입는다. 나는 그것을 나 자신을 위해서 하지 않는다. 부모를 위해서 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자유다. 나 자신에 대한 아무런 욕망도 없고, 오직 모든 사람을 위한 것만이 남아 있다.”그 제자가 물었다.“아무런 욕망이 없으시다면 당신은 왜 밥을 먹습니까?”선사가 말했다.“배가 고프면 먹는다.”“하지만 자신이 아무런 욕망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면 왜 먹느냐는 거죠.”“나는 그대를 위해서 먹는다.”“그것이 무슨 뜻이죠?”“’배가 고프면 먹는다’는 것은 ‘오직 있는 그대로일 뿐’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음식에 대한 집착이 없다는 뜻이다. 거기 ‘나는 이것을 원한다’ 또는 ‘나는 저것을 원한다’라는 것이 없다. 먹지 않으면 나는 그대를 가르칠 수 없다. 그러니 나는 그대를 위해 먹는 것이다.””잘 이해가 안 갑니다.”선사가 그 제자를 몽둥이로 한 때 치고 나서 물었다.“이제 이해하겠는가?”“모르겠습니다.”“이 ‘모른다’를 이해해야만 한다. 그러면 그대는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언제나 ‘모른다’는 마음을 지켜가라. 이것이 진정한 자유다.”(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숭산 행원 대선사는 일제 시대에는 독립운동 단체에서 활동하다 옥고를 치르기도 하였다. 1947년 출가, 1949년 수덕사에서 고봉 대선사로부터 崇山이라는 당호를 받았다. 해외포교에 앞장 서 1972년 미국에 홍법원 개설을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선원(Zen Center)을 설립 현지인들을 상대로 불교를 소개하였고 현각을 위시하여 많은 외국인들이 그를 통해 승려의 길을 택했다.)스티브 미첼 엮음/유시화 옮김 <부처님 이마에 담뱃재를 털며(Dropping Ashes on the Buddha>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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