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내가 깨었을 때는 이른 아침이었다. 지난 밤 음악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게쉬 린포체가 선곡한 멘덴스존의 부드러운 선율이 아직도 내 안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보다 깊은 해방감이 느껴졌다.
린포체 역시 일찍 일어나 있었다. 때는 여름이었다. 그는 아침마다 일출을 보는 걸 놓치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 해는 떠오르지 않은 상태였다. 만년설로 덮인 산꼭대기로부터 햇살이 막 반사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우리는 앉아서 햇살이 진홍색에서 밝은 색조로 바뀌어가는 걸 바라보았다. 장엄한 히말라야의 산봉우리들 위로 해가 뜨고 지는 장관은 티베트가 아니면 어디서도 보지 못할 절경이다.
태양이 떠오르면서 빛살들이 밤새 영하로 떨어진 대기 속에 수정처럼 맑게 굳은 눈에 부딪혀 반사되었다. 검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온갖 무지갯빛이 찬연히 빛나기 시작했다. 태양은 진홍색에서 엷은 오렌지색으로 바뀌어갔다. 하늘은 그 짙푸른 배경을 잃고 반짝이는 별들은 사라져 갔다. 하늘이 밝은 청색으로 바뀌었다.
나는 그 놀라운 광경에 넋을 잃었다. 그때 게쉬 린포체가 정적을 깨뜨렸다. 그가 말했다. "음악에는 색깔이 있어. 만일 우리가 이 조화로운 컬러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것은 완벽한 교향곡을 이룰 거야. 그것은 천체들의 음악과 같을 거야."
"예." 내가 대답했다. "창조주는 음악의 거장들을 통해 자신의 반영을 창조했습니다." 나는 이 주제에 대해 그의 의견을 듣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대화의 주도권을 그에게 넘겼다. 그는 내 상념을 읽었음에 틀림없었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 "아들아, 오늘 아침은 음악에 대해 얘기하고 싶구나. 너도 알다시피 그것은 너의 배움의 일부야. 나는 지금 작곡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니야. 음악의 창조적, 치유적 가치에 대해 말하는 거야."
"정말 듣고 싶은 얘기입니다." 내가 그에게 말했다.
그가 눈을 감았다. 생명의 깊은 원리를 말할 때면 그는 항상 그렇게 눈을 감았다. 이윽고 그는 아름다운 낮은 목소리로 음악의 원천에 닿은 것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음악은 천체들의 음악을 옮겨놓은 거야. 만물을 창조한 신성한 지성의 표현이지. 왜냐하면 그 밖에는 아무 것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야. 그는 본성 상 무한해. 지구와 그 안에, 그리고 그 위에 있는 모든 것들도 마찬가지야. 지구의 혼은 리드미컬한 영광 속에서 빛, 소리, 컬러의 창조적 표현을 반영해.
"음악은 무한의 영원한 리드미컬한 파장이야. 신은 피조물을 통해 자신을 표현해. 인류는 이 목적을 위한 가장 완벽한 도구야. 빛, 소리, 컬러의 리드미컬한 파장은 항상 완벽한 조화 속에서 흐르고 있어. 어떤 부조화스러운 음은 결코 창조적인 원천으로부터 나오지 않아. 그것은 완벽한 리듬을 반영할 줄 모르는 인간의 무능력을 통해 나올 뿐이야."
그 순간 나는 완벽한 리듬과 교감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마치 이 지구의 것이 아닌 듯한 음악이 저 멀리서 희미하게 들리는 듯했다. 나는 마스터의 옷자락을 만졌다. 그러자 그가 듣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음을 초월한 빛, 소리, 컬러의 완벽한 혼합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던 것처럼 그가 말을 멈췄다. 왜냐하면 인간의 마음은 그것과 파장이 맞을 때에만 그것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은 그것을 생산해낼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영원이 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 그가 계속 말했다. "새소리, 숲속의 나무, 강, 산, 이 모든 것은 자신의 완벽한 조화로운 리듬을 가지고 있어. 나는 종종 그 조화에 파장을 맞추어 내 자신 안의 동일한 창조적 리듬을 느끼곤 하지. 이런 식으로 나는 우주력의 리듬과 하나가 돼. 그리고 그것들을 지배하는 법을 배워. 그것들은 내 자신의 일부이기 때문이지.
"이런 식으로 이 장엄한 산의 침묵 속에서 나는 자연력의 마법을 배워. 그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 나는 서구의 과학자들에게 그들이 아직 거의 알지 못하는 원자의 구조를 통해 작용하는 우주력을 계시해 줄 수 있어.
"이 리듬에 동조할 때 나는 새들과 함께 노래 부를 수 있어. 야생 동물도 더 이상 야생 동물이 아니야. 심지어 산들조차 내게 말을 할 수 있어. 나는 가장 좋아하는 악기인 바이올린을 연주하여 수많은 존재들에게 마법을 걸 수 있어. 왜냐하면 나는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나든 결코 이 흐름에 저항하지 않기 때문이야. 그 리듬은 나와 혼연일체가 돼."
나는 혼자 생각했다. '아, 이건 새로운 사실이군.' 나는 그의 바이올린에 대해 알지 못했었다. '그에게 나를 위해 바이올린을 연주해 달라고 꼭 부탁해야지.' 나는 나중에 실제로 부탁을 드렸는데, 일찍이 그런 음악은 들은 적이 없었다. 그것은 어디 적혀 있는 음악이 아니었다. 그렇게 완벽한 멜로디는 이제껏 들은 적이 없었고 그 이후도 들은 적이 없었다. 그것은 그 자신이 직접 만든 곡이었다.
그가 말을 멈추었다. 그는 나의 상념에 예민했다. 나는 그가 그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내가 미소 지었다. 그러자 그가 계속 말했다.
"말이나 행동을 하기 전에 생각이 먼저 일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주의 음악은 느낌과 연주 이전에 오는 거야. 표현에 영감을 주는 것은 바로 그것이지. 우주의 음악은 그것과 동조하는 혼을 연주해. 혼은 대령, 즉 신이 그 자신을 표현하는 하프야. 너의 가슴의 충만도에 따라 신의 조화가 너를 통해 표현되는 것이지. 그것이 바로 네가 모든 것을 사랑하길 배워야만 하는 이유야. 왜냐하면 신은 모든 것이기 때문이야.
너의 모든 가슴으로 신을 사랑하는 것은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야. 그러면 신은 너를 통해서 말할 수 있어. 그리고 네게 불가능한 것은 없게 돼. 네가 바라는 모든 것을 우주는 신속히 채워주시지. 무엇보다도 너는 너의 마음과 몸속에서 조화를 유지하게 돼.
"네가 더 조화로우면 조화로울수록 너는 더욱 더 수용적이 되게 돼. 따라서 너의 혼과 몸은 네 안에 항상 거주하는 신을 표현하게 되지. 왜냐하면 그만이 완벽하게 일하기 때문이지. 그러므로 비록 세월이 많이 흘러도 너는 마음과 몸이 강하게 돼. 현존이 항상 존재하게 돼. 그것은 항상 여일해. 신의 영에는 나이가 없기 때문이지."
나는 그가 어떻게 그렇게 몸과 마음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 단번에 알게 되었다. 그가 다시 말을 멈추었다. 비록 입 밖에는 한 마디도 내뱉지 않았지만 나의 상념이 크게 소리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 그가 말했다. "내면에 있는 것대로 외부는 표현되는 거야." 그러고는 그가 계속 말했다. "리듬과 표현은 음악에 있어서 필수 요소야. 리듬이 없는 연주에는 색깔이 없어. 리듬에 의해 활성화 된 조화와 연주는 모든 컬러가 완벽하게 혼합된 것이야. 그것은 마치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한 데 어우러진 스펙트럼의 색깔들과 같아. 음악을 귀 기울여 듣고 있는 사람들의 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이 컬러들의 혼합이야."
그러고 나서 그가 마음에 한 생각이 스쳐 일어난 듯 덧붙여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해 나중에 더 얘기해 주지."
나는 뭔가 말하려 했지만 말이 입 밖에 나가지 않았다. 그가 계속 말했다. "완벽한 리듬은 조수의 밀물 썰물과 같아. 그 부드럽고 규칙적인 힘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 무한한 창조성이 완벽한 리듬 속에 있기 때문이지. 창조주와 그의 피조물은 하나야. 둘은 분리돼 있지 않아. 우리는 결코 신성한 지성의 리듬으로부터 분리돼 있지 않아.
"이 완벽한 리듬은 지구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고 있어. 그것은 태양과 달에 의해 극성화 돼 있어. 그것은 동쪽에서 일어나 서쪽으로 가라앉지.
"이 힘은 이제 전자기적이 돼. 그 자기력은 지구의 축과 지구 위의 모든 것들을 유지해 주지. 이 전자기력이 사라지게 되면 다른 자기적 흐름이 무서운 속도로 지구를 끌어당겨 원자 가루로 만들어 버릴 거야. 이 전자기력 속에 위대한 발견의 비밀이 존재하지.
"완벽한 리듬은 우리에게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 줘. 그것은 마음을 명민하게 만들고 몸을 튼튼하게 해 줘. 그것이 바로 우리가 치유에 음악을 사용하는 이유야. 그렇게 되면 마음은 긴장을 유발하는 혼란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지. 자연에는 몸 안의 모든 세포들을 조화롭게 하는 기회가 주어져. 그러면 마음과 몸은 전자기적이 되고 완벽한 조화 속에 놓이게 되지.
"우주의 음악은 신의 영원한 심장의 리듬이라 말할 수 있어. 그것은 혈액의 흐름처럼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오게 되지. 그것은 몸 안의 모든 세포를 순환하고는 심장으로 돌아와 계속 새로운 활력을 줘. 하나의 생명의 맥동 역시 그렇게 모든 살아 있는 혼을 관통해 움직이지. 우리의 정신적, 감정적 자유에 따라 리듬이 그것을 표현하게 되지.
"만일 그 메커니즘이 혼란 상태에 놓이면 그 리듬 역시 혼란되게 돼. 너의 상념과 느낌은 몸의 세포들을 통해 여행하고 대기는 물론 그것 너머까지 나가게 되지."
나는 다시 혼자 생각했다. "마치 방송국처럼."
"맞아." 그가 말했다. "전 에테르가 이 전자기파로 자기화돼 있어. 때문에 전 세계가 신성한 방송을 동시에 듣고 느낄 수 있는 거야. 동서남북, 하늘 위와 땅 속까지 그것이 없는 곳이 없어.
"우리는 이곳 세계의 지붕 위에 살고 있지만 신의 사랑으로 우리의 상념이 강하게 각인되고 신의 심장으로부터 나오는 우주의 리듬과 동조하게 되면 우리는 세계를 도울 수 있어."
나는 혼자 생각했다. "게쉬 린포체는 음악이 무엇인지뿐만 아니라 보다 깊은 지식까지 동시에 계시해주고 있구나."
그는 나의 상념을 읽었음에 틀림없었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 "수련이 필요해. 그래야 너는 너의 악기를 통제할 수 있어. 하지만 너 자신을 너의 악기에 한정시키지 마. 좋은 악기지만 서툰 음악이 연주될 수도 있고 평범한 악기지만 좋은 음악이 연주될 수도 있어. 이것은 우리 개개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어. 신의 사랑은 영원하고 항상 지금 존재해. 아무도 그것으로부터 분리돼 있지 않아.
"두 사람이 똑같이 연주할 수는 없어. 사람마다 느낌의 색깔이 다르기 때문이지. 어떤 사람은 악보 위의 음표만 보지만 어떤 사람은 혼속에서 음악을 느끼지. 나쁜 음악에도 한 가지 쓸모 있는 점이 있지."
그가 유머러스한 어조로 말했다.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것이지. 조화로운 주 리듬이 그것을 사라지게 만들어버리지. 왜냐하면 그것은 실재가 아니기 때문이야. 그것은 계산상의 실수와 같아. 셈을 수정하면 오류가 어디로 가지? 그것은 그냥 사라지는 거야. 왜냐하면 그것을 지속시켜줄 법칙이 없기 때문이야. 수학적인 법칙만이 존재해. 그것은 조화의 법칙과 같아.
"색깔의 혼합은 조화의 비밀이야. 너는 자연 속에서 부조화스러운 색깔의 혼합을 본 적이 있니? 그런 건 결코 없어! 소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야. 왜냐하면 소리는 색깔이고 색깔은 소리이기 때문이야. 자연은 빛, 색깔, 소리 속에서 연속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어.
"연습하는 동안 너는 소리가 무엇인지 알아야만 해. 억지로 소리를 내려고 해서는 안 돼. 내 안의 어떤 것이 너에게 적절한 순간을 말해 줄 거야. 가능한 한 완벽하게 연습해. 그러면 서서히 템포가 빨라지게 돼. 그리고 마침내 적절한 속도와 정확성을 가지고 아무런 긴장 없이 연주하게 되지. 기억해. 속도를 위해 리듬과 표현을 희생시켜서는 안 돼.
"지나친 연습이라는 것도 있어. 마음이 상쾌하면 할수록 움직임은 더 좋아지지. 마음은 반복하는 습성이 있어.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버릇이 한 번 생기면 고치기 어렵지.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아. 왜냐하면 그것이 마음에 의식적으로 행해진 움직임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주기 때문이야. 따라서 정확성은 필수적이야. 네가 연주를 하지 않을 때도 사실상 너는 연주를 배우고 있는 거야. 왜냐하면 네가 마음에 기회를 주고 마음이 그 일을 떠맡기 때문이지.
"어려운 곡도 휴식 후에는 쉽게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지. 그것은 네가 메커니즘을 쉬게 하는 동안 마음이 조정 작용을 하기 때문이야. 그것은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애쓰는 것과 같아. 한숨 자고 나면 너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여유를 주었기 때문에 마음이 그것을 해결한 거야. 연주할 때 너는 음악 속에 몰입하면서 듣고 느껴야만 돼.
"자아 의식은 메커니즘에 혼란을 줘. 마음은 오로지 한 번에 한 가지만을 생각할 수 있어. 네가 네 자신에 대해 생각하다가 음악에 대해 생각하면, 너는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이것으로 갔다 저것으로 가게 되지. 이 버릇을 극복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리듬 속에서 너를 잊는 거야. 너는 리듬이 두 개의 의식적 정신 활동 사이의 공간을 채우는 것을 곧 발견하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내적인 마음이 자유롭게 작용하기 시작하지. 왜냐하면 바로 그곳으로부터 진정으로 연주하는 것이기 때문이지. 그것은 전적으로 내면에 있어. 너의 움직임, 너의 음악, 너의 리듬이 모두 네가 연주할 때 하나로 융합되게 되지. 대양의 심연처럼 고요해야 해. 그러면 너는 신의 완벽한 조화를 반영하게 될 거야.
"영원은 인간을 통해 밖을 봐. 인간을 통해 그는 생명의 리듬이라는 그물을 짜지. 결코 다른 사람을 모방하지 마. 너는 너 자신의 개성을 표현해야만 해. 그러면 너는 천재적인 독창성을 가지게 될 거야.
"음색의 배합은 아주 중요해. 악구의 시작 부분을 강조해야 해. 소절의 첫 음이 좀 더 중요하지. 배음을 주의 깊게 듣고 그것들을 하나의 완벽한 소절로 어우러지게 해야 해.
"레가토 속에서 멜로디가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에 날카롭게 음을 끊지 않게 해야 해. 배음에 주의를 기울이고 진행 포인트에 이를 때까지 음색이나 음질이 견실하게 해야 해. 그렇게 되면 휴지 없이 부드럽게 다음 음으로 흘러가게 되고 어디서 끝나고 어디서 시작되는지 구분할 수 없게 돼. 배음의 완벽한 배합은 음악에 조화로운 리듬을 주게 되지."
나는 혼자 생각했다, 여기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주 귀한 가르침이 있다고. 나의 내면 속에 부드럽게 흐르는 톤이 잡힐 듯 느껴졌다. 나는 수년 동안 음악을 공부해 왔다. 처음에는 바이올린을, 나중에는 백파이프를.
1911년 스탬포드브릿지에서 열린 하일랜드 대관 모임에서 1등을 한 적이 있으니 나도 꽤 음악에 소질이 있음에 틀림없다. 나는 게쉬 린포체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았다. 그가 말을 할 때 목소리는 음악 같았다. 그는 마치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는 것만 같았다.
그가 계속 말했다. "음의 진행에 주의를 기울이고 악구를 조형해서 자연스럽게 클라이막스로 올라갈 수 있게 해야 해. 그렇게 한 다음, 다시 다음 구절로 편안하고 부드럽게 넘어가게 하는 거지. 이렇게 하면 거장들의 음악에서나 들을 수 있는 리듬감이 살아나지."
여기서 그가 눈을 뜨더니 말했다. "내 얘기를 계속 듣고 싶니?" 그때까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내가 거침없이 대답했다. "아, 그럼요. 듣고 싶어요. 음악을 공부한 이래 바로 이런 가르침을 기다려 왔어요." 나는 한 마디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바짝 긴장한 채 집중했다. 그도 그것을 알고 있는 거 같았다.
"그래, 좋아." 그가 대답했다. "계속 해보자." 그가 계속 말했다.
"클라이막스 부분은 내적인 느낌과 해석에 따라 상이한 방식으로 다룰 수 있어. 예를 들어 아파시오나토(appassionato: 열정적으로) 절에서 템포를 서서히 가속화시키고 톤을 강하게 할 수 있어. 각기 이어지는 강세 부분을 좀 더 강조하면서 클라이막스로 올라가는 거지. 또는 후속 코드를 넓혀서 마지막 액센트를 한 순간 억제하여 강열함을 증가시키는 거야.
"베토벤이 사용하는 방식은 코드 악절을 액센트를 증가시키면서 강도를 더해 축적하는 거야. 하지만 최종 강세 부분에서 기대되는 충돌은 결과적으로 일어나지 않지. 대신 갑자기 화음이 피아니시모로 연주되어 예기치 않은 아름다움과 내적 신비의 깊이에 대한 인식으로 청중의 귀를 놀라게 하지.
"모짜르트는 음악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장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런 건 없다고 말했지. 치솟아 오르는 악구의 날개로 청중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 그렇게 잠시 동안 높이 띄운 상태를 유지하다가 한 순간 영원한 대령의 시간을 계시하는 거야. 그런 후 악구를 다시 일상의 빛 속으로 하강시키는 거지."
나는 깊은 한 숨을 쉬었다. 그의 말은 음악 애호가들이 깊이 즐길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심지어 명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도 그의 말로부터 얻는 바가 있을 것이다. 나의 마음속에 이런 상념이 흐르는 와중에도 게쉬 린포체의 말은 계속 되었다. 나는 한 마디로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해야만 했다.
행복하게도 나는 원래 흥미가 동하는 내용은 온전히 기억하는 능력을 타고난 터라 그의 말로부터 받은 인상은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았다. 또 다행히 중요한 부분들은 상기를 위해 메모를 해두었다.
그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말했다. "또 이런 방법도 있지. 레가토 멜로디로 움직이다가 잠시 멈칫한 후 아름다운 순간을 연장하는 거야. 그렇게 해서 기대감을 높이는 거지. 그러면 소리가 귀를 칠 때 훌륭한 안도감을 주면서 미의 완성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게 되는 거야.
"또 클라이막스에 이른 다음 부드럽게 터치하며 사랑스럽게 거기에 머무는 거야. 그러나 이 자유는 법칙 내에서 얻을 수 있는 거야. 즉 한 악절과 다른 악절의 균형, 전체의 조화를 통해 완벽한 합일로 이끄는 리드미컬한 흐름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가능하지. 그것은 완벽한 사랑의 축복 속에 있는 두 혼 사이의 완벽한 조화와 같아. 두 혼은 그 완전하고 최종적인 황홀경 속에서 하나가 되지.
"쇼팽은 놀랍도록 경쾌하고 우아한 손놀림으로 건반 위를 미끌어지듯 내달리며 살짝 은색의 낭랑함을 띤 벨벳 같은 음색을 만들어내었지. 쇼팽이 가장 중시한 특색은 우아한 터치, 지적인 컨셉트, 순수한 느낌이었어. 쇼팽이 가장 싫어했던 것은 둔중한 기계적 재주였어."
게쉬 린포체는 마지막 말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듯이 잠시 멈추었다가 이윽고 다시 계속 말하였다. "연주 전체를 통해 쇼팽은 지극히 매혹적인 효과와 더불어 특정한 흔들리는 움직임을 활용했어. 파도치는 멜로디는 일렁이는 물결의 품에 안긴 스키프 같지. 이 독특한 연주 스타일은 그만의 개성이야. 말하자면 손으로 쓴 그의 사인이라 할 수 있지. 그의 모든 곡들이 그것으로 봉인되었지.
그것은 루바토 주법이라는 용어로 일컬어지지. 겉으로 보기에는 시간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매력적인 독창성을 지니고 있어. 그것은 그의 나라 사람들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유려한 움직임, 정연한 리듬의 균형과 흔들림을 가지고 있어. 그들은 그의 음악적 의미에 대해 타고난 직관적 이해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이 표현하는 경쾌하고 영적인 블루 빛 파동을 따라갈 수 있었지."
잠시 멈추어 생각하더니 게쉬 린포체가 다시 말했다. "쇼팽에 대해 쓴 글을 읽은 적이 있어. 아마 모첼레스가 썼을 거야. 표현의 순수성은 자기 자신에 진실했을 때만 가능한 거야. 즉, 명징한 사고, 해석, 실천에 따라 자기 자신의 내적인 깊이를 표현했을 때만 가능한 것이지. 그러므로 청중들은 연주자가 전달하기를 원하는 메시지와 의미를 수용하게 되지. 이 메시지와 의미는 네가 무한한 지성의 흐름에 열려 있는 정도에 상응해. 달리 말해 우리 모두를 연결하는 하나의 생명 속에 분리라고 하는 것은 없다는 깨달음의 정도에 상응하는 것이지."
나는 슈만처럼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악기를 연주할 때 당신은 그것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연주할 수 없다."
게쉬 린포체가 말했다. "촉망받는 많은 사람들이 실패한 이유는 그들이 창조주와 그의 피조물이 하나이고 분리돼 있지 않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야. 대령만이 목소리를 지니고 있어. 신은 자기 자신을 목소리, 조화, 빛, 소리, 색깔, 형상을 통해 표현하고 있어. 이 사실을 하나의 관념이 아닌 체험을 통해 이해한다는 것은 전혀 달라.
신은 조화, 사랑, 지혜, 힘이야. 이 속에 인간 속에 내재한 신의 힘이 존재해. 왜냐하면 신이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야. '나와 아버지는 하나다.'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있고 하나님이 곧 말씀이다.' '말씀이 육화되었다.' 하지만 물질 속에서 육은 발언권이 없어. 따라서 말씀만이 불멸로 남아. 우리는 피나 육의 의지, 인간의 의지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신의 의지로 태어났어."
그는 내가 자신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처럼 나를 바라보았다. 감사하게도 나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신은 그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완벽한 악기(인간)를 만들었어. 음악 속에서 자기 자신을 표현하려는 자는 이 사실을 기억해야만 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가 완전하심 같이 너희도 완전하라.' 혼이 수용하고 마음과 뇌는 기계를 움직이지. 만일 마음속에서 기계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 그 생각이 자꾸만 표현되려고 하지. 네가 완벽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반대 생각이 더 일어나게 돼.
이것이 많은 실패를 초래하게 되지. 소화를 위해 휴식 시간을 가지면서, 그리고 완벽한 리듬을 의식하면서 끊임없이 연습하는 것이 천재가 되는 길이라는 걸 명심해. 곡 연주를 마스터하기 위해 천천히 연습해야만 해. 어려운 부분을 대충 넘어가 버리면 안 돼. 처음에는 정확하게 천천히 연주하다가 나중에는 속도를 늘려나가야 돼. 너는 모든 것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해.
"만물의 보편적 통일성을 이해하고 개인적 분리를 무시해버려. 전 인류를 만든 창조주와 너와의 하나됨을 의식적으로 자각하도록 해. 너의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
"사랑에 충만한 가슴으로 노래하고 연주하도록 해. 너의 가슴이 훌륭한 멜로디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하프가 되게 해. 그러면 천상의 존재들이 너와의 하나됨을 느끼고 환희할 거야."
나는 생명에 대한 그의 이해, 지혜, 지식에 매료되었다. 나는 거기서 깊은 상념에 젖어 앉아 있었다. 잠시 후 명령하는 것과 같은 다른 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들아, 일어서. 이제 가야만 해. 우리와 함께 있는 동안 네가 해야 할 일이 많아. 너는 너의 길을 가야만 해."
"예." 내가 말했다. "하지만 나는 당신과 좀 더 오래 머물고 싶어요."
"그건 나중에 조정해 보도록 하자." 그가 대답했다. "지금 다른 사람들이 너를 보려고 기다리고 있어. 네가 왔다는 사실이 오크 협곡의 요기와 마스터들 사이에 이미 알려져 있어. 하지만 내 생각에 너는 먼저 하추 협곡을 따라 하종까지 가는 것이 좋을 거 같아. 그 길에 여덟 개의 사원들이 아주 가까이 밀집해 있어.
"여기 양탕 사원의 원장, 다르창에게 보내는 서찰이 있어. 그가 너를 다른 사람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해줄 거야. 그는 투모의 달인이야. 네가 투모의 과학을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미리 모든 조치를 취해 두었어."
"예." 내가 말했다. "저도 사대四大와 열기와 냉기를 지배하는 과학에 대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 그것은 흥미롭지. 나는 네가 투모술을 보길 원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실재를 드러내지는 못해. 아무튼 그것을 통해 아마 몇 가지 배우는 바가 있을 거야." 이렇게 말하면서 그가 웃음 지었다. 그가 계속 말했다.
"곤사카 사원에서 너는 아주 짧은 시간 안에 광대한 공간을 여행하는 법을 배우게 될 거야. 그것은 사마디 상태에서 행해지는 일종의 공중부양이야. 타코후 사원에서는 텔레파시 행법을 보게 될 거야. 이 주제는 아주 흥미롭지. 네가 그것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길 원해. 왜냐하면 그것이 나중에 네게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야." (정말로 텔레파시는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그 나라 언어를 모르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는 한 달이나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거야."
내가 물었다. "나의 스승도 나와 함께 동행 하나요?"
"아니." 그가 대답했다. "그는 오크 협곡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다음 날 나는 여행에 도움이 될 만한 가르침을 모두 읽었다. 나는 게쉬 린포체와 나의 스승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예정된 시간에 맞추어 출발했다. 나는 짐꾼, 통역, 보디가드, 조랑말, 노새와 함께 길을 나섰다. 나머지는 링마탕에 그대로 두었다. 다시 그 길로 돌아와야만 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제 라사로 가는 무역로에서 벗어나 반대 방향으로 길을 나서고 있었다. 나는 부탄과 티베트 사이를 갈라놓는 히말라야의 뒤로 가고 있었다.
내가 듣기로 그 길은 아주 좁고 위험하다고 한다. 산사태가 많이 일어나는 지역들이 곳곳에 있다고 한다. 그 일대에는 설표(눈표범)들도 있었다. 설표는 호랑이와 늑대 사이의 튀기 같이 생겼다. 놈들은 산양을 잡아먹고 살며, 아주 빠르고, 다리가 튼튼했다. 놈들은 위험 지역의 길에서 여행자들을 공격한다고도 알려져 있었다. 길 위에서 우리는 놈들 한 쌍을 보았다. 그러나 우리와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평원에 사는 유목민들은 놈들의 공격으로부터 가축들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마스티프 개들을 키웠다.
우리는 겔링 시장에서 물살이 센 아마추 강을 건넜다. 겔링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물건들을 교환했다. 돈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그곳은 물물교환이 성행했다. 우리는 시장을 통과해 춤비 협곡의 하단에 있는 샤리탕으로 내려갔다.
야퉁은 춤비 협곡의 중간에 위치해 있었다. 라사로 가려면 좌측으로 방향을 틀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일 년 중 5월과 6월의 춤비 협곡은 야생화들로 만발했다.
협곡 가장자리로 깎아지르게 서 있는 산허리에는 만개한 진달래꽃들로 덮여 있었다. 빨강, 핑크, 흰색, 자주색 등 색색의 컬러가 아름다운 그림을 이루고 있었다. 진달래들이 협곡 바닥에 이른 곳에는 커다란 중국 양귀비들이 있었다. 그것들은 직경이 최소 5인치, 키는 5피트가량 되었다. 잎들은 밝은 노란색으로, 가장자리는 핑크빛이 감돌았다. 그 꽃들은 보기에 정말로 아름다웠다.
나는 통역에게 말했다. "런던에서라면 이정도면 한 몫 잡을 수 있을 텐데, 여기서는 이렇게 많이 자라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군." 협곡의 바닥은 야생 아코닛, 용담, 참제비고깔 등이 덮여 있었다. 여기에는 의약 재료, 특히 모든 종류의 염증에 널리 사용되는 식물이 있었다. 유명한 아코니툼은 동종요법에서 가장 유용한 약물로 여겨진다. 용담은 좋은 강장제이고 탁월한 소화제이다. 이 접근 할 수 없는 먼 땅에 이 식물들이 수레로 나를 수 있을 만큼 널려 있는 것이다.
협곡을 빠져나오자 이제까지 만났던 길 중에서 가장 거칠고 위험한 길이 나왔다. 그 길의 어떤 곳은 폭이 채 2피트도 되지 않았고, 가파른 벼랑 끝을 따라 나 있었다. 1천 피트 아래로는 하추 강이 흐르고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일었다. 어떤 지점에서 우리는 길 바로 위에 튀어나온 바위 아래를 통과했다. 무게가 수천 톤은 됨직했다. 나는 스릴을 느껴보기 위해 그 아래를 수차례 왕복해서 오고가고 해보았다.
바위가 벼랑 위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내 생각에 산사태가 일어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산에 굳게 달라붙어 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신비롭기만 했다. 아마도 어느 날 그것은 1천 피트 아래의 강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엄청난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며 부서질 것이다.
우리는 오르고 또 올라, 마침내 고개 마루 위에 이르렀다. 저 멀리 웡추 협곡이 보였고, 우리 앞에는 하종이 보였다. 산허리 이곳저곳에 사원들이 점점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산허리에 그렇게 많은 대 사원들이 가까이 모여 있는 장관을 보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고개를 내려가는 것은 오르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고개 바닥은 웡추 협곡으로 이어져 있었다. 하추 강이 그 협곡을 관통해 흐르고 있었다.
거기서 우리는 털북숭이 조랑말 위에 탄 많은 티베트인들과 만났다. 내가 보디가드에게 말했다. "이 놈들 산적 같군!" 그가 대답했다. "예, 맞습니다."
우리는 수적으로 5대 1정도로 열세였다. 그들이 우리에게 서서히 다가 왔다. 놈들은 우리가 싸움을 걸어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자살행위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어떤 방법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속으로 들었다.
이놈들은 산적 행위를 신사적인 직업으로 여겼고 다른 종류의 직업을 경멸했다. 그들이 우리 소지품을 하나하나 뒤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조랑말까지 포함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몽땅 다 털어갈 기색이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아주 곤란한 지경에 놓이게 된다.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갑자기 내 의안義眼에 생각이 미쳤다. 이놈들은 아주 미신적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티베트의 종교에 대해 이미 어느 정도 배운 터였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신들 중의 하나는 외눈박이 백색 신이었다. 그 신은 노여움을 일으킨 자들에게 재앙은 물론 심지어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신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정기적으로 갖은 공양물을 바쳐서 빌곤 했다.
이것을 알고 있던 나는 그들 사이에 바로 가서 기괴한 목소리를 내어 티베트 말로 외쳤다. "이놈들에게 일곱 지옥이 열리리라." 내가 의안을 빼내어 그것을 주위에 늘어선 놈들에게 죽 보여준 뒤 다시 끼워 넣었다.
당신이 그 놈들의 얼굴을 보았다면! 놈들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두려움으로 벌벌 떨며 짐들을 내팽개치고는 조랑말을 타고 잽싸게 내빼는 것이 아닌가. 자욱한 먼지가 일어 놈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의안 하나가 이렇게 큰일을 해내는 걸 보고 우리는 배꼽 빠지게 웃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놈들은 우리를 멀찌감치 피했고,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백색 신이 산에서 내려와 웡추 협곡에 나타났다는 기괴한 소문에 대해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들은 나를 그들이 그토록 두려워하는 분노의 신으로 여겼던 것이다.
나는 그 비밀이 결코 새나가지 않게 했다. 그래야 의안을 가지고 트릭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신비로운 백색 신에 대한 스토리는 또 다른 한 사건으로 덧칠되었다. 19세 가량되는 젊은 청년이 산허리 아래로 추락하여 어깨뼈가 탈골되었다. 30분 정도 고통에 신음하던 그를 우연히 보게 된 나는 그의 어깨뼈를 쉽게 맞춰줄 수 있었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백색 신에 대한 명성이 더 자자하게 되었다. 내가 링마탕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그 사실을 게쉬 린포체로부터 듣게 되었다. 그가 내게 이렇게 말하며 나를 반겨주었던 것이다. "아들아, 이곳에 온지 별로 되지도 않았는데 너의 명성이 나보다 더 널리 퍼졌어." 우리는 그 모든 일에 대해 한바탕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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