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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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
김정민 지음
글로벌콘텐츠 

우리 민족 근원 찾아 떠나는
3000년 한민족 역사 여행기 
33년간 외국서 거주하며
역사 문화 언어 종교 등
우리나라와 비교연구 진행
카자흐족 고대설화 비롯
‘환단고기’ 유사성 찾아내 
몽골 테를지 징키스칸 동상 박물관에 있는 흉노유물(사진 왼쪽)과 백제의 금동향로는 유사한 문양과 구조를 갖고 있어 흉노제국과 삼국의 문화가 풍속이 비슷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제공=글로벌콘텐츠

중앙아시아 북부에 위치해 비행기로 7시간이나 가야 하는 먼 나라 카자흐스탄에 고조선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담긴 책이 출간됐다. 카자흐족의 고대설화와 한국상고사를 기록한 <환단고기>의 내용을 토대로 유사성을 찾아내는 것 외에도 카자흐어와 한국어의 비슷한 점을 토대로 두 나라의 공통점을 정리했다.
카자흐스탄은 국민의 47%가 이슬람교를 믿지만, 이슬람교의 색이 그리 강하지 않다. 이슬람교도라고 하지만 평생 모스크에 한 번도 가지 않은 사람도 많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이들에게는 샤머니즘과 함께 결혼식 폐백, 예단 풍습, 씨름, 제기차기 등 한국과 유사한 문화가 남아 있다.
먼저 저자는 신화를 통해 유사점을 찾아나갔다. 두 나라는 인명이나 지명 등을 통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신이 ‘단군’이라면 카자흐스탄은 ‘탱그리’라고 부른다. 국가명은 ‘주신(조선)’, ‘주스(주잔)’이라 했으며 수도는 ‘아사달’ ‘아스타나’로 비슷함을 알 수 있다. 신 또는 지도자를 뜻하는 우리나라의 ‘단군’이나 중앙아시아의 ‘탱그리’ 외에 다른 언어에서도 나타난다. 퉁구스어의 ‘탕구르’ 몽골의 ‘탕그리’ 불가리아의 ‘탕그라’ 수메르의 ‘딘그리’ 등이 비슷한 음가를 가진다.
티베트에 가려면 넘어야 하는 중국의 탕구라산이나 텐창탕구라산은 현대식으로 표현하면 ‘단군산’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티베트의 탕구라산 일대가 고대 환국의 중심지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저자는 “인도 북부에 있던 샴발라 제국은 환국과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은데 ‘탕라’는 단군을 뜻하는 고대 투르크어 ‘튼리’ 또는 ‘텡리’ 동명성왕의 고향이었던 ‘탁리’와 발음이 유사하다”며 “티베트-파미르-만주 지역에 공동문화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저자는 티베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라파-모헨조다로 문명과 샴바라제국, 라마야나 전서에 나오는 키쉬왕조 등이 모두 티베트 지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야 최초 고대문명이 발생한 지역은 티베트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세계의 종교의 뿌리를 티베트로 보는 그는 “불교만다라를 보면 사신도와 유목민의 오방 샤머니즘과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천문학이 고대종교의 시작으로 각 지역에서 풍토에 맞게 변화되면서 여러 종교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그는 “<금강경> 등 불교경전이나 성경, 힌두교의 마하바라타 등을 읽어보면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 근본적인 뜻은 같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조선(부여)과 흉노가 같은 국가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단고기>와 <사기>를 비교했는데, 기원전 723년, 기원전 653년 제나라와 조선의 전쟁기록 외에도 카자흐스탄 역사책에서 훈족 병사라고 묘사된 복장이 하나같이 고구려 개마무사를 연상시킨다는 점 등이 이유다.
문헌적 근거보다는 추정이 많긴 하지만 저자의 주장은 자못 신선하다. 게다가 두 나라의 신화나 역사 문화만을 비교한 것을 넘어 물론 우랄알타이어족의 언어와 문화까지 함께 아우르고 있기 때문에 폭넓은 지식이 담겨져 있다. 이 같은 연구가 가능한 것은 저자의 독특한 이력 덕분이다. 1973년생인 그가 한국에서 지낸 시간은 9년에 불과하다. 1970년대 중동건설 붐이 불던 시절 부모님을 따라 중동으로 이주한 그는 사우디에서 10년을 살았고 일본과 중국, 몽골 등 각지에서 생활했으며 카자흐스탄에서 7년을 살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6~7개 나라 말도 익히게 됐다.
현지 음악과 문화자료에 관심을 갖고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한국과 유사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카자흐스탄, 몽골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살면서 이들의 풍습 역사 문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문득 오래전 고등학교 야간 보충수업 때 몰래 보던 <환단고기>의 내용을 듣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고 한다. “한국의 고대사와 유라시아 지역 국가들의 고대사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발견한 그는 본격적인 연구를 착수했다. 2007년 카자흐스탄으로 유학을 가 현지의 신화, 고대사, 역사책, 문화자료 등을 수집 연구해 나갔다. 저자는 “카자흐족, 몽골족은 제정러시아, 소비에트 연방의 통치하에 있으면서 고대 역사와 지식을 전승해 오던 많은 샤먼들이 학살당하고 서적과 문화재를 약탈당하면서 자신들의 역사를 많이 잃어버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부 기록으로 남겨진 유목민족 역사만 가지고도 많은 부분에서 한국과 겹쳐지는지를 알면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불교신문3085호/2015년3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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