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프리즈너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프리즈너스’는 매우 흥미진진한 스릴러입니다. 다단한 요소들을 제시해 복잡한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은 해석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보기 드문 수작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유괴를 소재로 한 ‘프리즈너스’는 오프닝부터 상징하듯 종교가 작품 전반을 좌우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켈러(휴 잭맨 분)는 독실한 크리스트교 신자입니다. 아들 랄프(딜런 민넷트 분)와 함께 사슴을 사냥하는 오프닝에서 그는 기도문을 읊조립니다. 켈러의 독실한 신앙을 엿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살생을 정당화하기 위한 행위입니다. 켈러가 평소 어떻게 사슴 사냥을 합리화해왔는지는 랄프가 절친한 일라이저(조 보드 분)에게 켈러의 견해를 옮기는 장면에서 드러납니다.
종교에 의존하는 켈러의 자기합리화는 알렉스(폴 다노 분)의 납치 및 감금을 결심하게 하는 계기가 카스테레오에 녹음된 ‘인생의 고통은 죗값’이라는 내용의 설교라는 사실을 통해 다시 한 번 드러납니다. 켈러는 딸 애나(에란 제라시모비치 분)의 유괴 용의자 알렉스를 납치하고 감금해 마구 폭행하며 자백을 강요합니다. 사적 조사 및 복수의 과정에서도 켈러는 기도를 잊지 않습니다. 딸을 되찾는다는 미명 하에 독실한 신앙인 켈러는 악마로 돌변합니다. 선과 악, 신과 악마, 종교와 악마 숭배는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 같이 매우 가까운 것임을 드러냅니다.
켈러는 약과에 불과했습니다. 애나를 비롯해 무수한 아이들을 유괴한 범인 홀리(멜리사 레오 분) 또한 과거에는 독실한 크리스트교 신자였음을 켈러에게 털어놓습니다. 하지만 어린 아들이 암으로 사망한 이후 어린 소년 배리, 즉 알렉스를 유괴하는 것을 시작으로 남편과 함께 어린이들을 유괴하며 ‘신을 향한 전쟁을 선포’했다고 주장합니다. 홀리야말로 독실한 신앙인에서 악마로 돌변한 극단적인 사례입니다. 인간의 복수심 앞에서 종교는 악마적으로 변태한 것입니다. 홀리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이후 켈러와 같이 선한 이들을 악마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밝힙니다.
홀리가 악마로 만든 것은 켈러뿐만이 아닙니다. 홀리의 유괴에 동참한 공범 알렉스도 유괴 및 감금, 약물 강요를 통해 악마로 탈바꿈한 셈입니다. 홀리 부부로부터 유괴된 후 탈출한 밥(데이빗 다스트말치안 분)도 악마가 되었습니다. 아동 복장 도착과 절도를 일삼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켈러, 알렉스, 밥 모두 홀리의 광기의 피해자이지만 동시에 광기의 전염으로 악마가 된 것입니다. 인간의 악마적 본성 앞에서 종교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홀리와는 무관한 또 다른 악마가 켈러의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그는 바로 던 신부(렌 카리우 분)입니다. 성범죄 전과를 지녔으며 알코올 중독자인 던은 홀리의 남편을 납치해 지하실에 감금해 살해했습니다. 홀리의 남편이 중범죄를 반복한 범죄자이지만 던이 그를 가둬 살해할 권리는 없습니다. 의자에 묶인 해 백골이 된 홀리의 남편의 사체는 ‘사이코’의 결말에 등장하는 살인범 노먼 베이츠의 백골이 된 어머니의 사체를 연상시킵니다. 의도적인 오마주가 아닌가 싶습니다. 던 신부는 성직자이기에 역시 종교를 앞세운 악마라 할 수 있습니다. 켈러의 가족이 거주하는 외형적으로는 평화롭고 한적한 중산층 마을에는 성직자마저 범죄자일 정도로 악마들이 횡행하며 내면이 곪아 있었던 것입니다.
던 신부와 켈러의 유사성도 흥미롭습니다. 던 신부가 형사 로키(제이크 질렌할 분)에 의해 자택에서 발견될 때 자신의 집 지하실에 홀리의 남편의 사체를 숨기고 있었으며 술에 취해 곤드레만드레가 된 상태입니다.
알렉스를 감금한 켈러는 로키에 의해 미행당하자 9년 반 만에 처음으로 술을 마시며 로키의 미행을 따돌리려 합니다. 알렉스가 감금된 켈러의 은신처에 로키가 들어오자 켈러는 술에 취한 것처럼 바닥에 드러눕습니다. 우연의 일치이지만 로키가 던 신부를 발견하던 순간과 비슷한 자세를 취한 것입니다. 던 신부는 홀리의 남편의 시체를 지하실에 숨기고 켈러는 알렉스를 2층에 숨겨 누군가를 감금했다는 점에서도 동일합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홀리가 애나를 유괴한 진범임을 알아차린 켈러가 홀리의 집에 찾아가지만 권총으로 위협 당하자 마치 로키의 앞에서 와인을 벌컥거린 것처럼 약물을 벌컥거리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홀리가 직접 만든 약물은 레드 와인과도 색상이 유사합니다. 켈러가 와인을 벌컥거린 행위는 약물을 벌컥거린 행위의 암시와도 같습니다.
켈러가 마신 와인과 와인색 약물은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자신의 피와 같다고 설교해 오늘날까지 가톨릭의 미사주로 사용되는 와인을 연상시킵니다. 역시 종교적 상징입니다.
‘프리즈너스’에서는 두 종류의 동물이 극적인 대조를 이룹니다. 사슴과 뱀입니다. 오프닝에 등장해 켈러 부자에 의해 사냥당하는 사슴은 무고한 피해자, 즉 켈러의 딸 애나를 비롯한 유괴된 어린이들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홀리 부부의 첫 번째 유괴 피해자이자 켈러에 의해 또 다시 납치되는 알렉스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켈러가 사냥한 사슴의 고기를 켈러의 아내 그레이스(마리아 벨로 분)가 써는 장면은 어린이들의 죽음을 암시하기에 섬뜩합니다.
반면 뱀은 악마를 상징합니다. 유괴범인 홀리의 남편의 취미는 뱀 키우기이며 그의 취미는 밥에게 계승되었습니다. 구약성서의 창세기에 등장하는 뱀은 아담과 이브를 유혹해 선악과를 먹게 해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도록 한 악마의 동물입니다. 무고했던 밥은 홀리 부부에 납치된 이후 악마의 동물을 키우며 범죄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미로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홀리 부부는 아이들에게 약물을 먹이고 출구가 없는 미로 찾기를 강요합니다. 홀리의 남편은 죽을 때까지 미로를 형상화한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미로에 대한 집착은 밥이 이어받습니다. 미로는 홀리 부부에 감금되어 출구를 찾지 못하는 어린이들과 미궁에 빠진 유괴 사건 그 자체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프리즈너스’는 촘촘한 양질의 스릴러이지만 의문도 남습니다. 로키가 유력 용의자 알렉스의 입양 관련 서류를 찾아보며 파고들었다면 사건은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을 것입니다. 즉 알렉스는 홀리 부부에 의해 유괴되었기에 정상적인 입양 관련 서류가 남아있지 않음을 확인하고 더욱 강하게 추궁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신문을 검색하며 켈러 가문의 과거사까지 알아낸 로키가 왜 알렉스를 입양했다는 홀리의 언급을 쉽게 믿었는지 의문입니다. 아울러 홀리의 남편의 실종에 대해서도 로키가 파고들지 않으며 소홀히 대처한 것 또한 서사의 옥에 티입니다.
‘프리즈너스’는 매우 흥미진진한 스릴러입니다. 다단한 요소들을 제시해 복잡한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은 해석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보기 드문 수작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유괴를 소재로 한 ‘프리즈너스’는 오프닝부터 상징하듯 종교가 작품 전반을 좌우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켈러(휴 잭맨 분)는 독실한 크리스트교 신자입니다. 아들 랄프(딜런 민넷트 분)와 함께 사슴을 사냥하는 오프닝에서 그는 기도문을 읊조립니다. 켈러의 독실한 신앙을 엿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살생을 정당화하기 위한 행위입니다. 켈러가 평소 어떻게 사슴 사냥을 합리화해왔는지는 랄프가 절친한 일라이저(조 보드 분)에게 켈러의 견해를 옮기는 장면에서 드러납니다.
종교에 의존하는 켈러의 자기합리화는 알렉스(폴 다노 분)의 납치 및 감금을 결심하게 하는 계기가 카스테레오에 녹음된 ‘인생의 고통은 죗값’이라는 내용의 설교라는 사실을 통해 다시 한 번 드러납니다. 켈러는 딸 애나(에란 제라시모비치 분)의 유괴 용의자 알렉스를 납치하고 감금해 마구 폭행하며 자백을 강요합니다. 사적 조사 및 복수의 과정에서도 켈러는 기도를 잊지 않습니다. 딸을 되찾는다는 미명 하에 독실한 신앙인 켈러는 악마로 돌변합니다. 선과 악, 신과 악마, 종교와 악마 숭배는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 같이 매우 가까운 것임을 드러냅니다.
켈러는 약과에 불과했습니다. 애나를 비롯해 무수한 아이들을 유괴한 범인 홀리(멜리사 레오 분) 또한 과거에는 독실한 크리스트교 신자였음을 켈러에게 털어놓습니다. 하지만 어린 아들이 암으로 사망한 이후 어린 소년 배리, 즉 알렉스를 유괴하는 것을 시작으로 남편과 함께 어린이들을 유괴하며 ‘신을 향한 전쟁을 선포’했다고 주장합니다. 홀리야말로 독실한 신앙인에서 악마로 돌변한 극단적인 사례입니다. 인간의 복수심 앞에서 종교는 악마적으로 변태한 것입니다. 홀리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이후 켈러와 같이 선한 이들을 악마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밝힙니다.
홀리가 악마로 만든 것은 켈러뿐만이 아닙니다. 홀리의 유괴에 동참한 공범 알렉스도 유괴 및 감금, 약물 강요를 통해 악마로 탈바꿈한 셈입니다. 홀리 부부로부터 유괴된 후 탈출한 밥(데이빗 다스트말치안 분)도 악마가 되었습니다. 아동 복장 도착과 절도를 일삼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켈러, 알렉스, 밥 모두 홀리의 광기의 피해자이지만 동시에 광기의 전염으로 악마가 된 것입니다. 인간의 악마적 본성 앞에서 종교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홀리와는 무관한 또 다른 악마가 켈러의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그는 바로 던 신부(렌 카리우 분)입니다. 성범죄 전과를 지녔으며 알코올 중독자인 던은 홀리의 남편을 납치해 지하실에 감금해 살해했습니다. 홀리의 남편이 중범죄를 반복한 범죄자이지만 던이 그를 가둬 살해할 권리는 없습니다. 의자에 묶인 해 백골이 된 홀리의 남편의 사체는 ‘사이코’의 결말에 등장하는 살인범 노먼 베이츠의 백골이 된 어머니의 사체를 연상시킵니다. 의도적인 오마주가 아닌가 싶습니다. 던 신부는 성직자이기에 역시 종교를 앞세운 악마라 할 수 있습니다. 켈러의 가족이 거주하는 외형적으로는 평화롭고 한적한 중산층 마을에는 성직자마저 범죄자일 정도로 악마들이 횡행하며 내면이 곪아 있었던 것입니다.
던 신부와 켈러의 유사성도 흥미롭습니다. 던 신부가 형사 로키(제이크 질렌할 분)에 의해 자택에서 발견될 때 자신의 집 지하실에 홀리의 남편의 사체를 숨기고 있었으며 술에 취해 곤드레만드레가 된 상태입니다.
알렉스를 감금한 켈러는 로키에 의해 미행당하자 9년 반 만에 처음으로 술을 마시며 로키의 미행을 따돌리려 합니다. 알렉스가 감금된 켈러의 은신처에 로키가 들어오자 켈러는 술에 취한 것처럼 바닥에 드러눕습니다. 우연의 일치이지만 로키가 던 신부를 발견하던 순간과 비슷한 자세를 취한 것입니다. 던 신부는 홀리의 남편의 시체를 지하실에 숨기고 켈러는 알렉스를 2층에 숨겨 누군가를 감금했다는 점에서도 동일합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홀리가 애나를 유괴한 진범임을 알아차린 켈러가 홀리의 집에 찾아가지만 권총으로 위협 당하자 마치 로키의 앞에서 와인을 벌컥거린 것처럼 약물을 벌컥거리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홀리가 직접 만든 약물은 레드 와인과도 색상이 유사합니다. 켈러가 와인을 벌컥거린 행위는 약물을 벌컥거린 행위의 암시와도 같습니다.
켈러가 마신 와인과 와인색 약물은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자신의 피와 같다고 설교해 오늘날까지 가톨릭의 미사주로 사용되는 와인을 연상시킵니다. 역시 종교적 상징입니다.
‘프리즈너스’에서는 두 종류의 동물이 극적인 대조를 이룹니다. 사슴과 뱀입니다. 오프닝에 등장해 켈러 부자에 의해 사냥당하는 사슴은 무고한 피해자, 즉 켈러의 딸 애나를 비롯한 유괴된 어린이들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홀리 부부의 첫 번째 유괴 피해자이자 켈러에 의해 또 다시 납치되는 알렉스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켈러가 사냥한 사슴의 고기를 켈러의 아내 그레이스(마리아 벨로 분)가 써는 장면은 어린이들의 죽음을 암시하기에 섬뜩합니다.
반면 뱀은 악마를 상징합니다. 유괴범인 홀리의 남편의 취미는 뱀 키우기이며 그의 취미는 밥에게 계승되었습니다. 구약성서의 창세기에 등장하는 뱀은 아담과 이브를 유혹해 선악과를 먹게 해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도록 한 악마의 동물입니다. 무고했던 밥은 홀리 부부에 납치된 이후 악마의 동물을 키우며 범죄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미로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홀리 부부는 아이들에게 약물을 먹이고 출구가 없는 미로 찾기를 강요합니다. 홀리의 남편은 죽을 때까지 미로를 형상화한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미로에 대한 집착은 밥이 이어받습니다. 미로는 홀리 부부에 감금되어 출구를 찾지 못하는 어린이들과 미궁에 빠진 유괴 사건 그 자체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프리즈너스’는 촘촘한 양질의 스릴러이지만 의문도 남습니다. 로키가 유력 용의자 알렉스의 입양 관련 서류를 찾아보며 파고들었다면 사건은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을 것입니다. 즉 알렉스는 홀리 부부에 의해 유괴되었기에 정상적인 입양 관련 서류가 남아있지 않음을 확인하고 더욱 강하게 추궁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신문을 검색하며 켈러 가문의 과거사까지 알아낸 로키가 왜 알렉스를 입양했다는 홀리의 언급을 쉽게 믿었는지 의문입니다. 아울러 홀리의 남편의 실종에 대해서도 로키가 파고들지 않으며 소홀히 대처한 것 또한 서사의 옥에 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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