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의 강국 '콩고'..코발트 광산 수익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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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의 강국 '콩고'..코발트 광산 수익 어디로?

민선희 기자 입력 2017.07.29. 08:17댓글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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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한 지배층과 외국 광산업체가 수익 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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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코발트 광산에서 일하는 어린이 © AFP=뉴스1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자동차 업계에 거대한 전환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휘발유·디젤 엔진 자동차의 시대가 지고,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주 영국은 프랑스를 따라 2040년부터 휘발유·디젤 엔진 신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한 세기 가까이 이어진 내연기관 시대가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는 신호탄이 된 셈이다.

'전기차'가 떠오르면서 콩고도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하는 데 있어 코발트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세계의 코발트 중 60% 가량이 콩고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2030년까지 코발트 수요가 30배 증가할 것이라며 그 대부분은 콩고의 몫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실제로 코발트 가격은 지난 한 해에만 2배 뛰었다.

이 때문에 콩고 국민들이 '수지 맞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봤을 때, 콩고 국민들에게 분배되는 몫은 아주 적을 것'이라고 며 데이빗 필링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는 지적했다. 과거처럼 대부분의 이익은 일부의 콩고 지배층과 외국계 광산업체들에 돌아갈 듯하다는 전망이다.

콩고는 '주기율표에 나오는 모든 원소를 찾아볼 수 있는 국가'라고 불릴 만큼 지하자원이 풍부한 국가다. 그러나 이런 풍요로움은 정작 콩고 사람들에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다양한 광물을 보유한 국가면서도 콩고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민 중 하나다. 1인당 국민 소득이 800달러에 불과하다.

글로벌위트니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광산 업체들이 수익 가운데 30% 가량, 7억5000만달러 정도가 증발해버렸다. 조셉 카빌라 콩고 대통령에 대한 별도 보고서는 이 수익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카빌라의 일가는 80여개의 광산사업을 장악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콩고에서는 부패한 지배층의 수탈이 이어져왔다. 콩고는 지난 1885년 벨기에 레오폴드 2세의 개인 식민지가 된 이후 끔찍한 악정을 견뎌야 했다. 당시 그는 콩고 국민들을 노예로 부렸다. 자동차 붐이 일어날 당시 고무농장에서 강제 노역을 시키고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원주민들의 손발을 잘랐다. 이렇게 죽어나간 콩고 원주민이 수백만이었다.

이후 1960년, 콩고는 벨기에로부터 독립했으나 봄날은 오지 않았다. 권력을 잡은 모부투 세세 세코 전 대통령이 벨기에, 프랑스, 영국 같은 서구 열강과 결탁한 탓이다. 모부투가 서구 강대국의 지하자원 수탈을 눈감아 주는 대신, 서구 강대국들은 그의 학정과 부패를 모른척했다.

32년의 철권통치 이후 모부투는 물러났지만 콩고 지배층과 결탁해 자원을 약탈하려는 시도는 끊이지 않았다. 서구 열강은 평화유지군 유지 및 원조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동시에 대규모 외국 광산업체들은 콩고에서 금, 다이아몬드, 주석, 콜탄, 구리, 코발트를 채굴하며 수십억달러를 앗아갔다. 그 과정에서 콩고 국민들은 저임금 노동착취, 독성 오염, 빈곤, 폭력에 오랜 시간 노출됐다.

최근 제기되는 '분쟁광물' 이슈도 배제할 수 없는 문제다. 지난 2013년부터 미국은 콩고와 주변국에서 채굴되는 4개광물(주석, 텅스텐, 탄탈륨, 금)과 파생물을 분쟁광물로 규정하고 유통을 제한했다. 반군이나 정부군 등 무장세력의 자금줄로 쓰이고 노동력 착취 같은 인권 문제가 제기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분쟁광물 제한 조치는 콩고에서 수십만 광부들의 실직으로 이어졌다.

필링은 '평범한 콩고 국민들이 풍부한 지하자원 덕을 보기란 이토록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똑똑한 사람들이 전기차를 발명한 것 보다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칼럼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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