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최신 양자컴퓨터 공개…구글 "일반 1억배 속도 확인"

http://m.yna.co.kr/kr/contents/?cid=AKR20151209053100091&mobile


NASA 최신 양자컴퓨터 공개…구글 "일반 1억배 속도 확인"

NASA 에임스연구소, 'D-웨이브 2X' 실물 첫 공개
우주공간보다 180배 차가운 절대 0도 가까운 환경에서 작동
(모펏필드<미국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일반 컴퓨터보다 약 1억배 빠르게 연산을 수행하는 잠재력을 지닌 최신형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 'D-웨이브 2X'의 실물을 공개했다.
구글 연구팀은 이 컴퓨터의 성능에 관한 논문 초고를 공개했으며 학술지 게재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한 양자컴퓨터는 지금 흔히 쓰이는 2진법식 디지털 컴퓨터보다 훨씬 빨리 특정 유형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개념 컴퓨터다.
NASA는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모펏필드에 있는 NASA 에임스 연구소 내 양자 인공지능 연구실(Quantum Artificial Intelligence Laboratory·QuAIL)로 전세계 유력 언론매체 기자들을 초청해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NASA가 D-웨이브 2X 양자컴퓨터 실물과 연구 시설을 언론에 공개하고 브리핑을 통해 세부 사항을 설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언론매체 중에서는 연합뉴스가 유일하게 초청받아 참석했다.
이 연구실은 NASA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 그리고 미국의 대학우주연구협회(USRA)가 공동 연구를 하는 곳이다.
여기에 올해 9월 설치된 D-웨이브 2X는 1,097 큐비트(qubit·양자컴퓨터의 정보처리 단위) 모델이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자컴퓨터다.
D-웨이브 2X는 매우 미세한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해 계산을 하기 때문에 주변의 열·전기장·자기장·진동에서 철저히 격리돼 운영된다.
이 양자컴퓨터의 칩이 작동하는 온도는 15 밀리켈빈(mK), 즉 절대 0도보다 0.015도 높은 수준이며 차디찬 우주 공간의 온도(2.7K·영하 270.45℃)보다 180배나 차갑다. 이런 초저온을 유지하기 위한 시설도 함께 설치돼 있다.
에임스 연구소의 탐사기술 디렉터 루팍 비스와스, 구글의 엔지니어링 디렉터 하르무트 네벤, USRA의 고등전산학연구소 디렉터 데이비드 벨 등이 이날 브리핑에서 양자 컴퓨터 연구 현황을 설명했다.
NASA, 구글, USRA 등은 이 양자 컴퓨터를 이용해 항공 교통 관제, 로봇 기술, 통신 기술, 시스템 진단, 패턴 인식 등 다양한 분야에 등장하는 최적화 문제(optimization problem)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네벤 박사는 NASA에 설치된 양자컴퓨터와 일반 컴퓨터를 비교해 실험한 결과에 대해 "특정한, 주의 깊게 고안된 '개념증명용'(proof-of-concept) 문제에 대해 우리는 1억 배의 속도 향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싱글 코어 칩을 이용한 일반 컴퓨터와 비교한 결과이고 양자컴퓨터가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특정 유형의 문제를 다룬 것이어서 이를 단순히 일반화할 수는 없으나, 양자컴퓨터의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벤 박사 등 공저자 8명은 이런 내용을 담은 17페이지짜리 양자물리 분야 논문 초고를 7일 수학·물리학 분야 논문 초고 사이트(arxiv.org)에 발표했다. 전문가 리뷰를 거치는 학술지 게재는 나중에 이뤄질 것이라고 네벤 박사는 설명했다.
비스와스 박사는 양자컴퓨터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실용화되려면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세계의 유력 기업들이 잇따라 이 분야에 달려들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진정으로 파괴적(disruptive) 기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자컴퓨터란
양자컴퓨터는 얽힘(entanglement)이나 중첩(superposition) 등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하여 자료를 처리하는 컴퓨터다.
현재 쓰이는 보통의 2진법 디지털 컴퓨터가 '0'과 '1' 등 두 상태 중 딱 하나만 골라야 하는 '비트'(bit) 단위로 정보를 처리하는 것과 달리, 양자컴퓨터는 '│0 〉'과 '│1 〉'로 흔히 표시되는 두 순수상태(pure state)뿐만 아니라, 이 두 상태가 섞인 '중첩' 상태도 허용되는 '큐비트'(qubit·양자 비트)라는 단위로 정보를 처리한다. 예를 들어서 ' (1/2)│0〉+ (√3 i /2)│1〉' 같은 상태도 가능하다.
양자컴퓨터의 이론적 가능성과 장점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거론돼 왔으며 2000년대부터는 실험실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양자컴퓨터 실물이 구현되고 있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회사 'D-웨이브'는 2011년에 양자컴퓨터를 최초로 상용화해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에 설치해 주고 있다.
NASA는 2013년 D-웨이브의 512 큐비트 제품 'D-웨이브 2'를, 올해 9월에 1,097 큐비트 제품 'D-웨이브 2X'를 각각 에임스 연구소의 양자 인공지능 연구실에 설치했다.
solatido@yna.co.kr
Previous
Next P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