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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 강선애 기자] SBS UHD 특집 3부작 다큐 ‘SBS스페셜-인생횡단’(이하 인생횡단)이 전설의 낙원 ‘베율’을 찾아가는 모험을 히말라야의 절경 속에 담아내며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8일 방송된 ‘인생횡단’ 1부는 산악인 박정헌 대장이 긴 수염을 밀어내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과거 히말라야 촐라체에서 손가락 여덟 개를 잃었다는 박대장. 배우 손현주의 내레이션은 이런 박대장이 다시 히말라야를 찾았고, 그 곳에서 6개월간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인생횡단’은 환생을 믿는 동티베트 히말라야 사람들의 독특한 풍습부터 소개했다. 수백마리 독수리가 사람의 시체를 먹게 하는 천장(天葬)의 현장이 생생한 화면으로 전달됐다. 영상은 충격적이었지만, ‘몸은 죽고 영혼은 다시 태어난다’는 그 곳 사람들의 믿음을 전하기엔 효과적이었다.
이어 1900년간 환생했다는 환생자가 말하는 숨겨진 낙원 ‘베율’의 존재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티베트 불교 창시자인 파드마 삼바바가 천년 전에 예언했다는 ‘베율’은 고통과 번뇌를 잊게 해주는 꿈의 파라다이스라고 한다.
탐험대는 본격적인 모험에 앞서 지난 1998년 샹그릴라, 즉 베율로 가는 입구를 발견한 인류학자 이안 베이커를 만났다. 그는 이 발견으로 인해 수백년간 상상 속의 낙원이라 치부된 베율이 지구상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하지만 당시 폭포의 물살과 어마어마한 강물의 양으로 인해 베율의 입구를 바로 앞에 두고 돌아와야 했다. 이후 그는 세 번이나 더 찾아갔지만, 중국 정부가 출입을 금지시켜 더 이상 자신이 찾은 베율에 가지 못하고 있다.
이안은 오래 전 기록된 문서를 바탕으로 자신이 찾은 베율 외에 또 다른 베율이 있다고 했다. 비록 이안이 찾은 베율은 갈 수 없지만, 탐험대는 히말라야에 존재하는 또 다른 베율을 찾아보기로 했다.
총 180일 동안 히말라야 서쪽 끝 파키스탄부터 티베트, 네팔을 거쳐 동쪽 시킴까지, 베율을 찾아 이동거리 6600km의 대장정에 도전한 탐험대는 총 4명이다. 패러글라이딩으로 히말라야 횡단에 성공한 박정헌 대장을 필두로, 산악스키 전 국가대표 박상현, 보디빌더 출신의 스포츠맨 박대하, 한국 최초 익스트림 카약커 강호가 한 팀을 이뤄 히말라야에 숨겨진 베율을 찾는 대장정에 도전했다. 이들은 오로지 인간의 힘을 이용한 무동력 수단으로 카약, 패러글라이딩, 산악스키, 산악자전거를 동원했다.
탐험대는 먼저 베율의 새로운 단서를 찾기 위해 히말라야에서 가장 동굴이 많은 네팔 무스탕으로 향했다. 삼바바가 동굴에 남겼다는 경전의 행적을 찾기 위해서다. 박정헌 대장과 박대하 대원은 높은 절벽 위에 위치한 동굴에 올랐다. 위험천만한 도전이었지만 무사히 동굴에 입성해 사람의 흔적을 찾았다. 그리고 그들보다 앞서 이 곳을 방문한 흔적을 수소문해, 미국 연구팀이 2008년 동굴에서 고문서를 발견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해당 고문서의 행방을 찾아, 탐험대는 사원이 있다는 로만탕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고문서를 볼 수 있었지만, 고어의 의미를 해석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삼바바가 남긴 동굴 문서가 그저 신화 속 이야기가 아니란 사실을 확인한 이들은 베율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앞서 베율을 발견했던 이안은 엄청난 물살의 강물을 건널 수 없어 베율의 입구에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이에 탐험대는 히말라야의 깊은 계곡에 숨겨진 또 다른 베율을 찾아 카약을 타고 계곡탐험에 나섰다. 물살이 빨라 카약을 타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이들은 한달 간 카약을 타고 히말라야 계곡을 헤쳐 나갔다.
탐험대도 탐험대지만, 래프팅 보트에 올라 계곡 물살을 뚫고 촬영을 진행해야 하는 제작진의 노고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생명이 위협받을 정도로 위험했던 순간들이 여러번, 물에 빠진 생쥐꼴로 하루 종일 젖어있고, 하루 12시간 넘게 노를 저어야 했다.
이런 고생 속에 완성된 ‘인생횡단’의 영상미는 역대급이었다. 게다가 UHD로 완성돼 보다 더 질좋은 화면이 펼쳐졌다. 독수리가 시체를 먹는 천장을 시작으로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둘러본 기암절벽들, 깎아지는 듯한 절벽들 사이 송송하게 뚫긴 동굴들, 밤이 찾아온 히말라야 하늘에 쏟아질 듯 펼쳐진 은하수, 빠른 유속과 풍부한 물이 만들어내는 계곡의 시원함이 고스란히 화면에 담겼다.
단서를 찾고 그 단서를 쫓아 스펙터클한 모험을 이어가는 ‘인생횡단’ 탐험대의 고된 여정은 ‘인디아나 존스’ 같은 한 편의 영화였다. 다큐멘터리의 새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인생횡단’ 1부는 카약을 타던 박정헌 대장이 거센 물살로 인해 카약이 뒤집혀져 위기를 맞은 장면으로 끝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인생횡단’ 2부는 오는 15일 밤 11시 15분에 이어진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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