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에 대하여 2

달라이 라마에 대하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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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m.blog.naver.com/eyeinhand/1018302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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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택한 보살, 달라이 라마

 

<쿤둔> <티벳에서의 7년> 

 

오늘날 세계는 14대 달라이 라마를 우러르며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는 1989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지요. 그러나 대중 매체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여서 세상에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았을 뿐, 14대에 못지 않게 13대 달라이 라마 역시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습니다.

 

                                                                             13대 달라이 라마

 

13대 달라이 라마의 개인 비밀 참모였던 롭상 람파는 티벳 밀교에 대한 그의 저서들에서 13대의 내밀한 모습들을 소개하고 있지요.

 

그 자신 역시 툴쿠였던 롭상 람파는 7살의 어린 나이에 승단에 들어가게 되었고, 거기서 투시 라마로 길러집니다. 롭상 람파를 투시가로 만드는 일련의 계획을 지시한 배후의 인물이 바로 13대 달라이라마였죠.

 

                              롭상 람파

 

13대는 롭상 람파가 선천적으로 남다른 영적인 소질을 지니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그(롭상 람파)에게 티벳에서 비밀히 전해져 내려오던, 제3의 눈을 여는 특별한 '물리적' 시술을 받게 함으로써 그를 탁월한 영능력자로 만들게 되죠. 

 

양미간 사이의 두개골을 뚫고 특수한 약초를 바른 긴 봉을 간뇌間腦 속 깊숙이 박아넣었다가 빼는 이 물리적 시술은 일반적인 수련 방식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피시술자를 투시가로 만들게 됩니다.  

 

어린 나이(8세)에 투시가가 된 롭상 람파는 그때부터 13대 달라이 라마의 개인 비밀 참모가 됩니다. 롭상 람파가 하는 일은 달라이 라마를 찾아오는 손님들(예를 들어 영국이나 중국의 외교 사절들)의 오라Aura를 보고 그들이 진실한 지 아닌지, 어떤 저의나 흑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파악해서 알려주는 것이었죠.

 

티벳은 전통적으로 중요한 국사를 결정할 때 신관이나 영능력자를 불러 그들을 통해 얻게 되는 신탁 또는 영적인 정보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쿤둔>에도 보면 신관을 불러 신탁을 받는 장면이 나오지요. 어린 14대 달라이 라마가 위험을 뚫고 티벳을 탈출하여 인도로 무사히 망명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신탁 덕분이었지요.

 

13대 달라이 라마는 앞으로 티벳이 외세에 의해 점령당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장차 티벳에 닥쳐올 암흑시대에 대비하여 오랜 세월 비밀스럽게 전승돼 내려온 티벳의 고대지혜를 보존할 방안들을 수립합니다.   

 

13대 달라이 라마는 단순히 티벳 고대지혜의 문서나 자료들을 안전한 곳에 옮겨 숨기는 것만이 아니라 훗날 그것을 세상에 전달하고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살아 있는 인물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선택된 인물이 티벳인으로는 롭상 람파였고, 외국인으로는 도릴 존사였습니다. 13대는 티벳이 지니고 있는 가능한 모든 자원과 자료를 총동원해서 그들을 가르치도록 고위 라마들에게 지시합니다. 그렇게 해서 롭상 람파와 도릴 존사는 거의 비슷한 시기(도릴 존사가 티벳에 들어간 것은 1차 대전이 끝난 직후인 1918년이었고, 제3의 눈이 열린 롭상 람파가 본격적으로 티벳 비의에 입문한 시기도 같은 해였음.)에 특수 훈련을 받게 되고 달라이 라마의 직접 지시에 의해 티벳이 가지고 있는 모든 심오한 비의와 비전적 가르침들이 그들에게 가르쳐지게 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롭상 람파의 경우 매우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되도록 빨리 모든 것들을 훈련시키도록 지시를 하였죠. 그는 롭상 람파가 정식 라마의 지위에 오를 때 치른 시험의 답안지들을 일일이 직접 읽어볼 정도로 롭상 람파의 발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도릴 존사

 

도릴 존사는 젊은 시절 티벳에 들어가 8년 동안 거기에 체류하면서 티벳의 모든 밀교 지식과 행법들을 배우게 됩니다.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영적인 소명을 인지하고 있었던 그는 언젠가 '부름'이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준비하고 있었고, 어느 날 방안에서 명상 중에 티벳으로 오라는 텔레파시를 받자 즉시 떠나게 됩니다.

 

도릴 존사는 1946년 록키산맥뉴스(Rocky Mountain New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티벳 체류 사실을 언급하면서 13대 달라이 라마의 배려로 티벳에서 수련하였고 샴발라까지 직접 방문하였다고 밝힙니다.

 

                                                                              포탈라 궁

 

티벳의 샴발라는 두 곳에 있습니다. 한 곳은 포탈라 궁의 비밀 지하 통로로 들어가는 지저 세계이고 다른 한 곳은 창탕 고원에 있는 비밀 계곡이죠. 포탈라 궁이 하필 지금의 그 위치에 세워진 것은 바로 샴발라와 연결된 지하통로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그 비밀 통로를 감추기 위해 포탈라 궁이 일종의 위장으로 존재하는 것이죠.

 

                                                                          창탕 고원

 

창탕 고원의 비밀 협곡은 단순히 지리적인 면만 고려해도 가기가 너무 험악한 곳에 위치해서 목숨을 걸지 않고서는 다녀오기 어렵습니다. 뼛속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칼바람이 휘몰아치는 창탕 고원의 높은 산과 빙원들을 넘고 넘어 어느 한 협곡에 이르면 어느 순간 온화한 기온에 화초가 만발한 선경이 펼쳐진다고 합니다. 이런 특별한 환경은 그 비밀 협곡이 특수한 파장으로 보호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하지요.

 

롭상 람파와 도릴 존사 모두 샴발라에 직접 방문하여 훼손 없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초고대의 도시와 아직도 계속 작동되고 있는 고대의 기계 설비들을 보았고 그곳에 존재하는 신인神人들을 만나고 와서 그 실상을 세상에 증언합니다. 

 

도릴 존사는 티벳에서 돌아와 미국에 BWT(백색사원형제단)를 창설하여 고대지혜를 세상에 전파합니다. 카발라와 마법의 대가였던 그는 티벳에서의 특수 훈련 덕분에 티벳 밀교에도 정통하게 되었죠. 그래서 그의 가르침 속에는 카발라와 불교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됩니다. 그는 카발라와 불교를 통합적으로 가르친 최초의 스승입니다.

 

롭상 람파는 훗날 자신이 티벳 라마승으로서 겪은 체험들과 특수한 밀교의 가르침들을 소개하는 일련의 책들을 출판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들이 도무지 믿기 어려운 허황된 이야기들로 여겨져, 날조된 사기라는 비난을 받게 되지요. 하지만 그 무렵 도릴 존사는 자신의 제자들에게 롭상 람파는 대백색형제단이 보낸 메신저라고 분명히 확인해 줍니다.

 

도릴 존사는 롭상 람파보다 예닐곱 살 더 많지만 롭상 람파는 항상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과 지냈기 때문에 도릴 존사가 티벳에 체류할 당시 친분까지는 몰라도 서로의 존재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는 있었을 걸로 짐작됩니다. 특히나 비슷한 코스의 가르침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죠.

 

아무튼 오늘날 우리가 도릴 존사와 롭상 람파의 매우 특별한 에소테릭 가르침을 접할 수 있는 것은 미래를 대비해 '사람'을 통해 고대지혜를 보존하고자 한 13대 달라이 라마의 선견지명과 배려 덕분이라 할 수 있지요. 설령 그 계획이 달라이 라마보다 더 높은 어떤 영적 권위와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라 할 지라도 현실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서는 달라이 라마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도릴 존사도 롭상 람파도 달라이 라마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었다면 티벳의 신비들을 샅샅이 깊이 있게 탐구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 지식의 원천에 접근하기에 롭상 람파는 나이가 너무 어렸고, 특히 도릴 존사의 경우는 서양인이기 때문에 눈에 너무 띄어서 달라이 라마의 배려 없이는 그곳에서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고위 라마들과 만나고 수련하며 지내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였을 것입니다.   

 

                          13대 달라이 라마

 

티벳인들은 달라이 라마를 거의 부처님처럼 여기며 숭배하는 마음을 가집니다. 그렇다면 13대와 직접 교류했던 롭상 람파와 도릴 존사는 13대를 어떻게 보았을까요?   

 

롭상 람파와 도릴 존사는 모두 13대 달라이 라마를 존경하면서 그를 호칭할 때 ‘위대한'이라는 형용사를 습관적으로 붙이곤 하지요. 그것은 그들이 아버지뻘인 그로부터 은혜를 입은 수혜자 입장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롭상 람파는 13대의 부름을 받고 그를 찾아온 손님들의 오라Aura를 투시하면서 어린 마음에 정작 그(13대)의 오라 상태는 어떤지 궁금해 합니다. 롭상 람파는 제3의 눈으로 본 13대 달라이 라마의 오라에 최고점을 주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스승 밍야 돈둡 라마의 오라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였죠. 13대의 오라 상태는 그가 분명 순수한 영혼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짙은 붉은 반점들이 간간이 보인다면서 그것은 그의 급한 성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롭상 람파는 13대 달라이 라마가 위대한 영혼이며, 입적 후에 히라냐로카Hiranyaloka(롭상 람파의 저서에서는 ‘금빛의 땅’으로 표현됨)라는 고급계에 갔다고 말합니다.

 

도릴 존사 역시 13대 달라이 라마를 공경하면서도 그(13대)가 티벳의 최고 영적 지도자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도릴 존사는, 달라이 라마는 티벳의 상징적인 최고 지도자일 뿐이라고 말하면서, 티벳 체류 당시 달라이 라마보다는 오히려 판첸 라마에게서 놀라운 영적 감화를 받았다고 하지요. 

 

 

                                             9대 판첸 라마

 

판첸 라마는 달라이 라마에 이어 티벳에서 서열 제2위의 존재로, 달라이 라마가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면 판첸 라마는 아미타불의 화신으로 여겨지고 있지요.  

 

청년 도릴을 만난 자리에서 당시의 판첸 라마(9대 판첸 라마, 툽텐 초에키 니마)는 인간이 얼마나 무한한 능력을 지닌 존재인지 보여주겠다면서 맑은 하늘에서 벼락을 만들어 협곡의 큰 바위를 부숴 떨어뜨리는 능력을 간단히 시현합니다. 그리고는 인간은 자연의 모든 것들을 통제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불 원소와 하나가 되면 그 순간 자신이 바로 벼락도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청년 도릴에게 인간과 자연의 근원적 일체성에 대해 가르쳐 줍니다.  

 

(참고로, 9대 이후 판첸 라마의 법맥은 복잡합니다. 13대 달라이 라마와 9대 판첸 라마 사이의 갈등, 그리고 그 이후 10대, 오늘날의 11대 판첸 라마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역사적 관련 사건들은 매우 복잡해서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합니다.)   

 

이밖에도 도릴 존사는 티벳에서 판첸 라마보다 더 위대한 많은 영적 스승들을 만납니다. 어떤 의미에서 달라이 라마는 '얼굴마담'으로서 티벳의 위대한 마스터들을 대중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대의 전면에 나서서 활동하는 달라이 라마에게 대중들이 환호하고 숭배하는 동안 진짜 마스터들은 조용히 뒤에서 자신의 일들을 하는 것이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티벳인들은 달라이 라마를 관세음보살의 화신으로 여기며 숭배하지만 그것은 무지한 대중들의 맹목적인 숭배에 불과합니다. 

 

<쿤둔>에서는 중국의 침략에 한없이 무기력감을 느끼는 14대 달라이 라마가 어깨를 늘어뜨린 채 이렇게 중얼거리는 대목이 나오죠. "레팅이 잘못 찾은 건 아닐까?"

 

사실 오늘날 14대 달라이 라마는 환생자(툴쿠) 제도에 대해 확신에 찬 발언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환생자 제도를 이제는 끝낼 때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발언을 공공연히 하곤 하지요.

 

그렇다면 현재의 14대 달라이 라마는 13대 달라이 라마의 환생일까요? 롭상 람파와 도릴 존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또 <유명한 사람들의 전생 이야기>를 쓴 데이빗 뱅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롭상 람파는, 매우 역동적인 성격이었던 13대 달라이라마는 지금 히라냐로카에서도 영적인 사역에 열심히 매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 금빛의 땅에 있는 그가 어떻게 14대 달라이 라마로 환생할 수 있는가, 하고 반문하지요.

 

<쿤둔>의 끝 부분에서 티벳을 탈출한 젊은 달라이 라마에게 인도의 국경 수비대원이 묻습니다. "당신이 살아 있는 부처입니까?" 그러자 그가 이렇게 대답하지요. "나는 그림자일 뿐이오. 물 위에 비친 달처럼 나를 통해서 그대들의 선한 그림자를 보길 원할 뿐이오."

 

그렇습니다. 사실 현재의 달라이 라마가 실제로 활불인지 아닌지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역대 달라이 라마들 역시 한 의식체의 연속된 화신이 아닐지도 모를 일이지요. 다르마(법)를 수호하는 신성한 섭리가 역사의 중요한 마디마다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방식으로 개입하여 왔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달라이 라마에게서 절대 무오류의 성자상을 찾기보다는 14대의 말대로 달라이 라마 속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반추해야 하지 않을런지요. 다르마의 바퀴는 이제 새로운 시대의 궤도 위를 굴러가고 있으니까요.

 

관단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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